1538년(중종 33)∼1598년(선조 31). 조선 전기의 문신. 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이원(而遠), 호는 송암(松菴). 권근(權近)의 후손이며, 사직(司直) 권굉(權硡)의 아들이다.

1562년(명종 17)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검열이 되고, 1567년에 주서, 다음해 병조좌랑으로 춘추관기사관을 겸직, 『명종실록』 편찬에 참여하였다.

그뒤 동부승지에서 도승지에 이르고 재차 형조참의에 임명되었으며, 전주부윤이 되어서는 경내에 정여립(鄭汝立)이 살고 있었으나 그 사람됨을 꺼려서 끊고 만나지 않았다.

이로 인하여 부임한 지 얼마 안 되어 안변부사로 좌천되었다가 다시 강원도관찰사가 되었다.

1586년(선조 19) 형조참판이 되고 전후해서 충청‧함경도관찰사를 거쳐, 1589년 병조판서로 승진하였으나 서인 정철(鄭澈)이 실각할 때 그 당여(黨與)로 몰려 평안도관찰사로 좌천되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경기도 지방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경기관찰사에 특별히 임명되어 임진강을 방어하여 왜병의 서쪽지방 침략을 막으려고 최선을 다하였으나 패배하고 삭령에 들어가 흩어진 군사를 모아 군량미 조달에 진력하였으며, 권율(權慄) 등과 함께 경기‧충청‧전라도의 의병을 규합하여 왜병과 싸웠다.

1593년 서울탈환작전에 참가하였으며, 명나라 제독 이여송(李如松)이 추진하는 화의에 반대, 끝까지 왜병을 토벌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뒤 공조판서가 되어 전년 9월 왜병에 의해 파헤쳐진 선릉(宣陵: 성종릉)과 정릉(靖陵: 중종릉)의 보수를 주관하였다.

1594년 병으로 벼슬에서 물러난 뒤에도 상소를 통하여 자신의 의견을 자주 개진하였다. 영의정에 추증되었으며 시호는 충정(忠定)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