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1년(태종 11)∼1469년(예종 1). 조선 전기의 문신. 본관은 죽산(竹山). 자는 지구(之衢), 호는 만절당(晩節堂). 병조참의 박고(朴翺)의 아들이며, 모친은 양성이씨(陽城李氏)로 판사복시사(判司僕寺事) 이한(李瀚)의 딸이다.

1434년(세종 16) 알성문과에 을과로 급제하여 여러 관직을 거쳐 1444년 사복시판관이 되었고, 1450년 문종이 즉위하자 사복시윤(司僕寺尹)이 되고, 이듬해 지사간원사(知司諫院事)‧지제교(知製敎)를 거쳐 1453년(단종 1) 판사복시사가 되었다.

이해 계유정난에 수양대군(首陽大君)을 도와 좌부승지‧우승지를 지내고, 1455년(세조 1) 세조의 즉위에 적극 협력한 공으로 도승지에 오르고 좌익공신(佐翼功臣) 3등에 책록되었다.

이듬해 이조참판으로 연성군(延城君)에 봉해지고, 1457년 호조판서로서 명나라 사신 진감(陳鑑)의 원접사(遠接使)가 되었다. 이어 형조‧이조‧예조의 판서를 거쳐 함길도도순찰사로 나가서는 부령진(富寧鎭)을 설치하여 관방(關防)을 튼튼히 하고, 1458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야인(野人)에게 관작을 준 데 대하여 힐책하러 나온 명나라 사신 진가유(陳嘉猷)의 원접사가 되었으며, 이어 주문 겸 사은사(奏聞兼謝恩使)로 명나라에 다녀왔다.

1464년 우찬성을 거쳐 1466년 우의정에 승진되었다.

1467년 이시애(李施愛)의 반란이 일어나자 함길도존무사(咸吉道存撫使)가 되어 함길도에 가서 본도의 백성을 존무하고, 이듬해 좌의정이 되어 예조판서를 겸하였다.

이해에 예종이 즉위하자 신숙주(申叔舟)‧한명회(韓明澮) 등과 함께 원상(院相)이 되어 승정원에 나가서 서무(庶務)를 의결하였으며 익대공신(翊戴功臣) 2등에 책록되고 연성부원군(延城府院君)에 봉해졌으며, 이해 영의정이 되었다.

성품이 청렴하였고, 시문에 능하였으며, 과문(科文)에 특히 뛰어났다. 예종의 묘정에 배향되었다. 시호는 문헌(文憲)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