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0년(공민왕 9)∼1431년(세종 13). 고려말 조선 초의 문신. 본관은 여흥(驪興). 자는 보지(輔之).

대제학첨의정승(大提學僉議政丞) 민지(閔漬)의 증손으로, 여흥군(驪興君) 민현(閔玹)의 아들이고, 부인은 유수(留守) 곽윤명(郭允明)의 딸이다.

1380년(우왕 6) 문과에 급제하여 후덕부 승(厚德府丞)이 되고 성균사예(成均司藝)에 올랐다.

이때 수시중(守侍中)으로 인사권을 쥐고 있던 이성계(李成桂)의 신임을 얻어 군부경력(軍簿經歷)으로 발탁, 이어 예조‧병조의낭 우간의(右諫議)를 역임하였다.

1392년(태조 1) 이성계의 조선개국에 협찬하여 개국공신 3등에 책록되고 전결(田結)과 노비를 받았으며, 1393년 6월 내시 이만(李萬)과 세자빈 유씨(柳氏) 사건에 대하여 간하다가 태조의 노여움을 사 순군(巡軍)에 하옥되어 정희계(鄭熙啓)‧남은(南誾) 등의 국문(鞫問)을 받았다. 그해 다시 중추원 우부승지를 거쳐 도승지를 역임하였다.

1396년 도승지로 대사성 함부림(咸傅林)과 함께 성균시원(成均試員)이 되고, 12월 사헌부 대사간으로 임명되었다.

다음해 정월 태조의 생질인 지중추원사 조견(趙狷)이 왜구를 토벌하는 데 있어서의 실패와 그 당시 대사헌으로서 조견을 탄핵하지 못한 한성윤(漢城尹) 신효창(申孝昌)을 탄핵하여 대사헌으로서의 기개를 보이기도 하였다. 이해 여흥군(驪興君)으로 봉해지고 자헌대부에 올라 전라도도관찰사(全羅道都觀察使)가 되었다.

1402년(태종 2) 10월 좌군총제(左軍摠制)가 되고, 1408년 10월 사은부사(謝恩副使)로 명나라에 다녀왔다.

1408년 참지의정부사(參知議政府事)에 제수되고, 이듬해 충청도도관찰사가 되었다.

1412년 2월 성절사(聖節使)로 다시 명나라에 다녀오고, 1413년 8월 도성(都城)을 수리할 때 경성수보도감(京城修補都監)의 제조(提調)가 되었다.

1415년 정월 관제를 개혁하고 난 뒤 세자좌우빈객(世子左右賓客)이 되었으며, 다음해 5월 공조판서, 6월 의정부참찬(議政府參贊)을 지냈다.

1418년 5월 판한성부사를, 6월 예조판서를 역임하고, 세종 초년 영접사(迎接使)로 여러 번 평양에 파견되어 사신을 위로하였다.

1419년(세종 1) 8월에 호조판서가 되고, 1420년 7월 원경왕후(元敬王后)가 죽자 수릉관(守陵官)이 되었다. 이어 보국숭록(輔國崇祿) 여천부원군(驪川府院君)에 봉해지고, 1426년 대광보국여천부원군(大匡輔國驪川府院君)에 가봉(加封)되었다.

시호는 양경(良敬) 또는 경정(景定)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