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8년(선조 31)∼1662년(현종 3). 조선 중기의 문신. 본관은 청송(靑松). 자는 희성(希聖), 호는 노연(魯淵).

부친은 이조판서 심액(沈詻)이며, 모친은 안동권씨(安東權氏) 병조판서 권징(權徵)의 딸이다. 이명준(李命俊)에게서 학문을 배웠으며 남인의 지도자 윤휴(尹鑴)와 절친한 관계에 있었다.

1627년(인조 5) 사마시에 합격하여 성균관에 들어갔고, 이귀(李貴)‧최명길(崔鳴吉)을 중심으로 인조의 아버지인 정원군(定遠君)을 왕으로 추존하려는 논의가 일어나자, 1631년 성균관 유생들과 함께 상소하여 반대하였다.

1635년 봉림대군(鳳林大君: 후의 효종)의 사부(師傅)로 뽑혔다.

이듬해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남한산성으로 인조를 호종하였으며 강력한 척화론(斥和論)을 주장하여 화의론자(和議論者)인 최명길의 참형을 요구하고, 세자를 볼모로 청에 보내는 데에도 반대하였다. 청나라에 항복한 뒤에 춘천으로 퇴거하였다. 이후 1647년과 그 이듬해 지평으로 징소되었으나 나아가지 않았다.

1649년(효종 즉위) 산림은일(山林隱逸) 우대정책에 의해 대폭적인 산림수용이 이루어지면서 지평과 시강원진선(侍講院進善) 등에 임명되었으나 나아가지 않고 사직소를 올려, 당시 효종의 뜻에 거슬려 처벌을 받은 이경여(李敬輿)‧홍무적(洪茂績)‧이응시(李應蓍) 등의 사면을 주장하였다.

1650년 장령에 임명되었으며 당시 인조의 국상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공주의 길례를 거행하려 하자 상소하여 그것이 예에 어그러짐을 논하였다.

또 이이(李珥)와 성혼(成渾)을 문묘에 종사(從祀)하자는 서인들의 논의를 비난하는 등 남인으로서의 정치활동을 하였다.

그뒤 거듭하여 장령에 임명되었으나 나아가지 않고, 민생‧내수사(內需司)‧붕당 등 국정 전반에 걸친 치도(治道) 8조를 상소하였다.

특히, 1653년 이경석(李景奭)의 추천을 받았으며, 장악원정을 거쳐 1654년 상의원정‧사복시정으로 임명되었다.

이때 경연에 참가하여 유배당한 소현세자(昭顯世子)의 아들들에 대한 선처를 건의하는 등 당시 일반 사류들의 의견을 대변하였다. 부모의 상을 만나 3년상을 지낸 뒤 장령을 거쳐 1658년 승지에 특제(特除)되었으며, 송시열(宋時烈)과 더불어 경연에 참가하여 효종을 보도하였다.

1659년 첨지중추부사로 경연에 참가하였고, 응지소(應旨疏)를 많이 올렸다. 위와 같이 주로 효종연간에 남인산림으로 활동하였다.

1659년 현종이 즉위한 뒤 선왕이 높여 썼던 신하라 하여 경연관으로 대우하였으나 나아가지 않았다.

이듬해 공조참의에 임명되었다. 이해 효종에 대한 자의대비(慈懿大妃)의 상복문제를 결정하는 논의에서 송시열‧송준길(宋浚吉)의 주장에 반대하여 종통(宗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3년설을 주장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폐고되었다.

1675년(숙종 1) 그의 예론을 높이며 포장할 것을 주장한 윤휴의 건의에 의하여 이듬해 이조참판을 증직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