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6년(명종 11)∼1637년(인조 15). 조선 중기의 문신. 본관은 벽진(碧珍). 자는 사우(士祐), 호는 동천(東川). 동몽교관(童蒙敎官) 이희선(李喜善)의 아들이다.

약관에 생원이 되고, 1585년(선조 18) 문과에 을과로 급제하였다.

1599년 광주목사 재임중에 선정의 치적이 뚜렷하여 통정대부(通政大夫)에 올랐다.

1602년에 앞서 정언으로 있을 때 정인홍(鄭仁弘)‧최영경(崔永慶) 등을 정여립(鄭汝立)일당으로 몰아 추론한 죄로, 성혼(成渾) 등과 함께 6년간 황해도 풍천에서 귀양살이를 하였다.

1608년 유배에서 풀려나온 뒤 강원도 회양부사, 안주목사, 호조참의 등 벼슬을 역임하였다.

그러나 정인홍 등이 정권을 잡자 규탄을 받아 동문 밖 노원(蘆原)에 거처하면서 이항복(李恒福) 등과 교우하였다.

그뒤 다시 등용되어 1617년(광해군 9) 하지사(賀至使)로 명나라에 갔을 때 부하를 잘 단속하여 재물을 탐내지 못하게 하였으며, 이듬해 평안감사로 있을 때 가도(椵島)에 웅거하고 있던 명장 모문룡(毛文龍)에게 군량을 보내어 구원하였다.

그러나 폐모론이 일어나자 전라도 남원으로 돌아가 은퇴하였다. 인조반정 후에 다시 출사(出仕)하여 승지‧병조참의‧공조판서를 역임한 다음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가서 평난호성정사진무원종공신(平難扈聖靖社振武原從功臣)이 되었다.

1636년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조정의 명을 받아 영위사(迎慰使)가 되어 80세의 노령에도 불구하고 묘사(廟社)를 받들고 강화도에 들어갔다. 다음해 청군이 강화도로 육박해오자 아들 이경(李坰)을 불러 뒷일을 부탁한 뒤 스스로 목을 매어 죽었다. 강화도의 충렬사(忠烈祠)에 배향되고 좌의정에 추증되었다.

저서로는 『동천집』이 있다. 시호는 충숙(忠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