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상∼1137년(인종 15). 고려 인종 때의 문신. 본관은 남평(南平). 초명은 문공미(文公美).

우산기상시를 지낸 문익(文翼)의 장남이다. 문공원(文公元)과 조계종대선사(曹溪宗大禪師) 가관(可觀), 문공유(文公裕)의 형이며, 김국진(金國珍)‧민수(閔脩)‧김원석(金元碩)‧김장(金璋)은 매제이다. 처부는 최사추(崔思諏)이다.

한안인(韓安仁)과는 사돈간이며, 이자겸(李資謙)과는 동서간이다.

집이 한미하였으나 문과에 급제하여 직한림원(直翰林院)이 되고 권문(權門)의 사위로서 호사하였다. 호부원외랑으로 사신이 되어 요나라에 가서 사사로이 진귀한 물건을 선물하여 큰 폐단이 되었다.

1115년(예종 10) 호부시랑으로 이부상서 왕자지(王字之)와 함께 송나라에 사은사로 가서 진사 김단(金端)‧견유지(甄惟厎)‧조석(趙奭)‧강취정(姜就正)‧권적(權適) 등을 태학(太學)에서 공부하게 하였다.

이듬해 귀국하여 우부승선이 되고 1117년 전중소감우승선 겸 태자우찬선(殿中少監右承宣兼太子右贊善), 1122년 예빈소경추밀원지주사(禮賓少卿樞密院知奏事)를 거쳐 이해 인종이 즉위하자 추밀원부사가 되었다.

한안인을 중심으로 이영(李永)‧정극영(鄭克永) 등과 더불어 이자겸을 반대하다가 태의(太醫)로서 예종의 종기를 일찍 치료하지 않았다고 하여 2년간 도형(徒刑)에 처한 적이 있었던 최사전(崔思全)의 참소로 유배되었다.

1126년(인종 4) 이자겸이 몰락하자 이듬해 이부상서가 되고 예부상서 지제고 동지추밀원사(禮部尙書知制誥同知樞密院事)에 이르렀다.

1128년 지공거가 되어 이원철(李元哲) 등을 시취(試取)하였으며, 근신(近臣) 이중부(李仲孚)와 대신 임경제(林京濟)와 더불어 김안(金安) 등의 서경천도 주장에 동조하였다.

또한, 동생인 문공유가 묘청을 극력 반대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정지상(鄭知常)과 더불어 묘청을 성인이라 추앙하고 국가사(國家事)를 자문하게 하라는 상소를 올렸으나 김부식(金富軾)‧임원애(任元敱)‧이지저(李之氐) 등 소수의 반대가 있었다.

이듬해 이부상서 지문하성사(吏部尙書知門下省事)를 거쳐 참지정사에 올랐고, 이듬해 검교사공 중서시랑평장사(檢校司空中書侍郞平章事)가 되었다.

1132년 내시인 예부원외랑 이중부와 더불어 어의(御衣)를 받들고 서경에 가서 묘청이 만들어낸 법사(法事)를 행하였다.

이듬해 판상서병부사 감수국사(判尙書兵部事監修國史)가 되었다.

1135년 서경에서 묘청의 난을 진압하던 김부식이 녹사 백녹진(白祿珍)을 개경에 보내어 그 난에 가담하였다가 항복한 윤첨(尹瞻)을 관후하게 대우할 것을 요청하자 한유충(韓惟忠) 등과 더불어 반대하고 옥에 가두게 함으로써 서경인들이 재차 반란을 일으키게 하였다.

좌상시 이중(李仲)과 중서사인 이지저가 묘청을 추앙한 대신을 처형하라는 상소에 이어 이듬해 간관(諫官)들의 탄핵을 받아 수태위 판국자감사(守太尉判國子監事)로 좌천되었다. 시호는 충의(忠懿)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