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6년(광해군 8)∼1684년(숙종 10). 조선 중기의 문신. 본관은 여주(驪州). 자는 석오(錫吾), 호는 몽암(夢庵).

조부는 양졸당(養拙堂) 이의징(李宜澄)이고, 부친은 종사랑(從仕郞) 이교(李曒)이다.

태어날 때부터 특이한 재질(才質)이 있어 8, 9세에 종조(從祖)인 이의활(李宜活)에게 수학하여 경전과 역사에 능통했고, 글을 잘 지었다. 1666년(현종 7) 병오식년사마시(丙午式年司馬試)에 진사(進士) 2등으로 합격하였다. 사서(沙西) 전식(全湜)이 경주부윤(慶州府尹)으로 와서 하과(夏課)를 베풀고 선비를 뽑았는데, 그의 재주를 아껴 손녀사위로 삼았다.

그 후에 여러 차례 향시(鄕試)에 응하였으나 번번이 낙방하고 1665년(현종 6)에 비로소 상사(上舍)에 뽑혔다. 1676년(숙종 2)에 유일(遺逸)로 천거되어 영릉참봉(英陵參奉)과 빙고별검(氷庫別檢)에 제수되었으나 부임하지 않았다. 그는 본래 성품이 너그럽고 평범하여 모나지 아니하고 분명(分明)하였다. 처신(處身)과 교제(交際)에 조금도 표리(表裏)가 다름이 없었으며 사람의 잘못을 말하지 아니하고 남의 착한 일을 말하기를 즐겨 하였기 때문에 여러 재상들이 여러 번 천거하였으나 끝내 벼슬에 나아가지 않았다. 1669년(현종 10)에 경주부윤 민주면(閔周冕) 등과 더불어 『동경잡기(東京雜記)』를 편찬‧간행하였다. 이 책은 17세기 경주지역 사정과 신라시대 전설‧역사‧풍속‧문물 등을 매우 풍부하게 수록하였다. 그 후 1845년(헌종 11)에 성원묵(成原黙)에 의하여 증보, 중간되었다.

저서로 『몽암선생집(夢菴先生集)』이 있는데, 1832년(순조 32)에 후손인 이윤상(李潤祥) 등이 편집하고 간행하였다. 모두 6권 3책으로 이루어진 문집의 권두에는 유심춘(柳尋春)의 서문과 권말에는 이병원(李秉遠)‧이정기(李鼎基)의 발문이 있다. 목판본으로 규장각과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