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3년(명종 8)∼1635년(인조 13). 조선 중기의 학자‧의병장. 본관은 중화(中和). 자는 경유(景綏), 호는 회헌(悔軒).

어릴 때부터 용맹하여 사냥을 즐겼으나, 어머니의 타이름을 듣고 학문에 힘썼는데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제자백가를 익혔으며, 특히 손자(孫子)‧오기(吳起)의 병서를 좋아하였다.

그러나 봉황대(鳳凰臺) 밑에 강정(江亭)이라는 정자를 짓고, 형 양덕희(楊德禧)‧양덕조(楊德祚)와 함께 공부하면서 성리학에 전념하였다. 많은 지식을 바탕으로, 1588년(선조 21) 윤두수(尹斗壽)가 평안도순찰사로 있으면서 『평양지(平壤誌)』를 편찬하는 작업에 참여하였다.

1592년 임진왜란으로 선조가 평양까지 파천하자, 난에 대한 방책과 회복책을 건의하여 선조의 칭찬을 들었다.

6월에 일본군이 평양으로 진격해오자, 평양을 사수할 것을 주장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용봉촌(龍鳳村)에서 300여명의 의병을 모집하여 적개군(敵慨軍)이라 일컬었는데, 이때 인근에서 전판관 장이덕(張以德)과 전부장(部將) 고충경(高忠敬) 등도 의병을 일으켰다.

용강(龍岡)에 들어가 있던 서윤(庶尹) 남복흥(南復興)이 수천명을 모아 대보산(大寶山)서쪽에 진을 치자, 군사를 거느리고 나아가 적교포(狄橋浦)에 진을 치고 지킴으로써 적병이 대동강 서쪽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이듬해 정월에 명군과 합세하여 평양을 탈환하는 데 공을 세웠다.

1597년 정유재란 때에는 종질 양의직(楊懿直), 친우 이학정(李鶴禎)과 같이 3,000석의 군량을 모아 명나라의 원군에 조달한 공으로 이듬해 예빈시참봉에 임명되었으나 부임하지 않았다.

1601년 선무원종공신(宣武原從功臣)에 봉해졌으며, 1610년(광해군 2) 사마시에 합격하였으나 벼슬을 단념하고 후진양성에 힘썼다. 정묘호란 때에는 75세의 노령으로 유생들을 이끌고 문묘의 위패를 받들고 피난하였다.

서북인이 조정에 등용되지 않음을 잘못으로 여겨 1632년(인조 10)에는 서북출신의 인물을 등용할 것을 역설하는 소를 올렸으며, 이후 평양 출신 황윤후(黃胤後)가 사헌부로 진출할 수 있었다.

또 이 상소로 전옥서참봉으로 임명되었으나 나아가지 않았다.

1594년에는 이원익(李元翼)에게 청하여 홍범서원(洪範書院)을 중건하였고, 그뒤 1608년에 인현서원(仁賢書院)이라는 사액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