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3년(철종 4)∼1895년(고종 32). 동학의 태인대접주(泰仁大接主). 본관은 도강(道康). 초명은 김영주(金永疇), 자는 기선(箕先)‧기범(箕範). 전라북도 태인(현재의 정읍군) 출신.

김대흠(金大欽)^(주1)

부

도강김씨대동보를 참고하여 부 김대현(金大鉉)을 김대흠(金大欽)으로 수정함.

의 아들이다.

동학에는 1890년경에 입도한 것 같다. 동학의 시천주신앙(侍天主信仰)과 후천개벽사상(後天開闢思想)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수행과 포교에 힘써, 1891년 두령(頭領), 즉 접주가 되었다. 이해 처음으로 이곳에 순회 온 동학의 제2세교조 최시형(崔時亨)을 만나 직접 가르침을 받았다.

한편, 접주의 신분으로 호남지방 접주들과 접촉하면서, 뜻이 통하는 고부접주 전봉준(全琫準), 무장접주 손화중(孫華中), 금구접주 김덕명(金德明), 주산접주(舟山接主) 최경선(崔景善) 등과 각별한 친교를 맺게 되었다.

1892년 전국교도들이 전라도 삼례(參禮)에 모여 탐관오리의 제거와 교조신원을 위한 시위운동을 폈을 때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하였다. 이로 인하여 명성이 높아져 호남지방 굴지의 동학지도자가 되었다. 1893년에는 보은 장내리에 수만의 동학교도들이 모여 보국안민(輔國安民)과 척왜양(斥倭洋)의 깃발을 내걸고 일대 정치적 민중시위를 벌였을 때, 또다시 호남교도들을 동원, 참가하여 태인포(泰仁包)라는 포명을 받는 동시에 대접주의 임첩(任帖)도 받았다. 그러나 두 차례의 시위가 성과없이 끝나고 각지에서 동학교도에 대한 가혹한 탄압이 가해지자, 남접(南接)의 강경파 접주들은 독자적인 대책을 모색하게 되었다.

1894년에 때마침 전봉준이 선봉에 나서서 고부민란(古阜民亂)을 일으키자, 손화중과 함께 기포(起包)하여 4월에는 백산(白山)에 동학운동 본부인 호남창의소(湖南倡義所)를 설치하고 전봉준을 동도대장(東徒大將)으로 추대한 뒤 총관령(總管領)의 직을 맡았다.

이로써 “부패한 지배계층을 진멸하고 왜적을 몰아내어 보국안민과 제세안민을 도모한다.”는 동학운동의 봉화가 올려졌다. 운동 초기의 휘하병력과 활동지역은 자세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전주화약(全州和約) 후 나주‧남원‧운봉 등 세 고을이 집강소 설치에 불응하므로, 전라도와 경상도 사이의 요충지인 남원을 공략하기 위해 3천의 병력을 동원, 남주송(南周松)을 선봉으로, 김중화(金重華)를 중군으로 하여 출동, 이 고을들을 단숨에 점령하였다. 이로부터 남원에 계속 주둔하면서 전라좌도를 관할, 폐정개혁을 추진하였다.

10월 재기포 때에는 1만의 병력을 동원하여 11월 7일에 서울로 출동했는데, 전주에 이르러 때마침 새로 부임하는 남원부사 이용헌(李龍憲)과 고부군수 양필환(梁弼煥)을 체포, 굴복하지 않으므로 참수하였다.

금산‧청주를 거쳐 서울로 진격할 전략을 세우고 동학의 차도주 강시원(姜時元, 士元)과 더불어 진잠현(鎭岑縣)을 점령, 이튿날 신탄진(新灘津)을 거쳐 13일 새벽 청주를 공격, 육박하였으나 일본군의 화력에 못이겨 1백여명의 전사자를 내고 퇴진하였다.

청주싸움에서 패하자 진잠을 거쳐 연산(連山) 쪽으로 남하, 간신히 태인으로 돌아와 종송리에 있는 매부 서영기(徐永基) 집에 숨어 있다가 12월 27일 임병찬(林炳瓚)의 고발로 체포되었다.

전라감사 이도재(李道宰)는 그를 전주에 압송한 뒤 서울로 이송하지 않고, 남원부사 이용헌의 원수를 갚아주기 위해 임의로 처단하였다.

1895년 1월 8일 전주장대에서 참수당하고 수급은 서울로 이송, 1월 20일 서소문 밖에 3일간 효시된 뒤 전주로 보내 다시 효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