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9년(순조 29)∼미상. 한말의 정치가. 본관은 해평(海平). 자는 경규(景圭), 호는 자유재(自有齋). 이조참판 윤치희(尹致羲)의 아들이다.

1885년(고종 22) 증광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다.

1896년 아관파천 직후 성립된 친러정부에 보수세력의 일원으로 참여하여 탁지부대신으로 있다가, 4월 22일 내각의 총리대신으로 임명되었다. 그해 9월 관제를 개정, 내각을 폐지하고 의정부로 환원하였는데, 1897년 의정부의정(議政府議政) 김병시(金炳始)가 사직하자 서리의정(署理議政)에 임명되었다.

또 1897년 3월에는 신법과 구법을 절충하여 하나의 법전을 편찬할 목적으로 교전소(校典所)가 설치될 때 부총재대원(副總裁大員)으로 재직하였다.

그러다가 1898년 9월 황제‧황태자에게 독이 든 커피를 진상한 사건, 이른바 독다사건(毒茶事件)이 일어났고, 이를 계기로 부패 무능관리의 척결을 외치며 대정부투쟁을 격화시켜가고 있던 독립협회로부터 대규모 공세를 받던 중, 심순택(沈舜澤)‧이재순(李載純)‧심상훈(沈相勳)‧민영기(閔泳綺)‧신기선(申箕善)‧이인우(李寅祐) 등과 더불어 정부 고위관리 7대신에 대한 탄핵대상에 올라 한때 체직(遞職) 처분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다시 보수내각으로 환원되었을 때 황제에 의하여 새로이 의정직에 제수되었으며 대광보국숭록대부(大匡輔國崇祿大夫)의 작을 받았다.

특히, 대한제국 성립 이후 대한제국제(大韓帝國制)를 제정하기 위하여 종전의 교전소가 법규교정소(法規校正所)로 개편될 때 총재직을 역임한 바 있는데, 이 전문 9조로 되어 있는 대한국제의정(大韓國制議定)은 독립협회 활동을 탄압하는 동시에 왕권강화로 통치력을 집중시키려는 정부의 보수주의적 움직임 속에서 만들어진 한국 최초의 헌법이라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와같이 개화‧개혁의 방향보다는 보수적 성향을 나타내던 정부의 요직에서 주도적 지위에 있었던 그는 이후에도 러일전쟁 직전까지 정계의 원로로서 의정직을 여러 차례 역임하였다. 시호는 문충(文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