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7년(효공왕 11)∼987년(성종 6). 고려 초기의 문신. 초명은 총진(聰進). 영암 출신. 원보(元甫) 최상기(崔相昕)의 아들이다. 대광(大匡) 현일(玄一)에게서 글을 배워 경사(經史)에 널리 통달하였으며, 특히 천문(天文)과 복서(卜筮)에 정통하였다.

18세 때 태조가 그 이름을 듣고 불러서 자기가 꾼 꿈을 점치게 하였다. 이에 그가 반드시 장차 삼한을 통합하여 다스릴 길조라고 하자, 태조는 기뻐하여 그 이름을 ‘지몽(知夢)’이라 고쳐주고 비단옷을 하사하였으며 공봉직(供奉職)에 등용하였다.

항상 태조를 따라 종군하여 잠시도 곁에서 떠나지 않았으며, 후삼국통일 이후에도 태조의 측근참모로서 총애를 받았다.

945년(혜종 2)에 혜종이 병이 들어 신덕전(神德殿)에 있었는데, 그때 왕규(王規)가 몰래 혜종의 암살을 꾀하였다. 그는 점을 쳐 혜종에게 변이 생길 것을 알고 거처를 옮기게 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하게 하였다.

귀법사(歸法寺)에 행차한 광종을 호종하면서 취중에 무례한 행동을 하여 11년 동안 외걸현(隈傑縣)에서 유배생활을 하였다.

980년(경종 5) 소환되어, 대광 내의령 동래군후 식읍일천호 주국(大匡內議令東萊郡侯食邑一千戶柱國)에 봉하여졌다. 어느날 경종에게 객성(客星)이 제좌(帝座)를 범하니, 숙위(宿衛)를 엄히 하여 불우(不虞)에 대비할 것을 아뢰었는데, 얼마 후 왕승(王承) 등이 모역하다가 복주되니 왕으로부터 어의(御衣)와 금대(金帶)가 하사되었다.

982년(성종 1)에 좌집정 수내사령 상주국(左執政守內史令上柱國)에 올랐고, 다시 홍문숭화치리공신(弘文崇化致理功臣)의 호를 받았다.

984년 나이 78세로 세번이나 사퇴를 청하였으나 허락되지 않자 다시 굳이 청하니, 성종은 조참(朝參)은 면제하고 내사방(內史房)에서 정사만 보도록 하였다.

987년 병이 들자 성종이 친히 문병을 하였고, 죽은 뒤에는 관(官)에서 장사를 치르게 하였다. 태자태부‧태사에 추증되었으며, 994년 경종 묘정에 배향되었다. 시호는 민휴(敏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