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8년(고종 5)∼1912년. 한말 일제침략의 앞잡이‧친일민족반역자. 초명은 우필(愚弼), 뒤에 상옥(祥玉)‧만식(萬植). 자는 대유(大有)‧해산(海山). 경상북도 상주 출신.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를 도와 농사로 겨우 살아가다가 1890년 동학에 입교하여 동학의 제2세 교주 최시형(崔時亨)에게 배워서 손병희(孫秉熙) 등과 함께 최시형의 고제(高弟)가 되었다.

1894년 동학농민운동 때에는 호서군(湖西軍)에 참가하였으며, 최시형 등이 붙잡혀 처형될 무렵 함께 갇혔으나 사형을 면하고 출옥되었다.

최시형이 처형된 뒤 제3세교주 손병희가 동학에 대한 관헌의 탐색이 극심하고, 장차 동학을 세계에 창명(彰明)하려면 문명의 대세를 관찰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생각, 1901년 3월 일본에 건너갈 때 손병희의 아우 손병흠(孫秉欽)과 함께 동행하였다.

그뒤 손병희의 명교(命敎)를 받고 먼저 귀국하여 포교활동에 종사하다가 러일전쟁을 계기로 하여 동학교도를 중심으로 진보회(進步會)를 조직, 이를 주관하면서 전국민의 생활혁신 등을 목적으로 4개강령을 앞세우고 동학의 잔여세력규합에 힘썼다.

1904년 송병준(宋秉畯)의 권고와 매수로 진보회를 일진회에 통합하여 13도지회 지방총장을 지냈고, 러일전쟁중에는 일본군에게 군사‧정치의 양면에서 많은 협력을 하였으며, 일제의 계략적인 흉계에 호응한 송병준에 의하여 마침내는 손병희의 명교를 배반하였다.

그동안 러일전쟁은 일본측의 승리로 돌아가고 아시아의 대세는 일본이 좌우하게 되었다.

그러자 1905년 11월 송병준과 함께 일진회의 명의로 한국이 일본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이른바 「일진회선언서」를 발표하여 을사조약체결에 앞선 관제 민의를 조작하게 하였다.

이 선언서가 발표된 지 10여일 뒤인 17일에 일본군의 위압 아래 을사조약이 강제 체결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손병희는 긴급히 이용구를 불러 선언서발표에 대하여 엄중히 책망하였다.

이와같이, 이용구의 배신과 일제에 매수된 망동으로 진보회를 조직하여 국권을 찾으려는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자, 손병희는 동학혼 수습과 교도의 재조직에 착수하여 1905년 12월 1일 동학의 교명을 천도교로 개칭하였다.

한편, 일진회의 망동을 계속 고집하는 이용구 등 친일주구 62명에 대한 동학의 출교(黜敎)처분이 단행되자, 이용구는 이와 분리하여 따로 시천교(侍天敎)를 창설하여 교조가 되었다.

1905년 12월 22일 윤시병(尹始炳)의 뒤를 이어 일진회의 회장이 되어 이때부터 더욱 일제의 지원을 받으면서 노골적으로 침략의 앞잡이노릇을 하였다.

1907년 6월 헤이그특사파견문제 이후에 송병준과 함께 고종의 양위 강박에 앞장서서 일진회원을 동원, 궁궐 밖에서 거리낌없이 돌아다니면서 시위하게 하고, 송병준은 어전회의에서 고종의 양위를 강요하였다.

그리하여 7월에 고종이 강제양위하고 한국군대가 해산당함을 계기로 하여 전국을 휩쓴 항일의병에 무자비한 초토살육작전을 전개할 때 일진회원들로써 이른바 자위단(自衛團)을 조직하여 의병토벌에 앞장섰으며, 심지어 의병을 폭도시(暴徒視)하였다.

1909년 12월 송병준과 함께 국민대중 앞에 일제에 의한 강제병탄의 찬동을 제창한 이른바 「일진회합방성명서」를 비롯하여 순종에게 상소한 상소문, 총리대신 이완용에게 보내는 「상내각서(上內閣書)」 및 소네(曾禰荒助)통감에게 보내는 「상통감서(上統監書)」를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매국행위를 자행하였다.

죽은 뒤 일본왕으로부터 훈1등서보장(勳一等瑞寶章)이 추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