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0년(고려 충숙왕 7)∼1402년(태종 2). 고려 후기 관리‧천문학자‧공신. 호는 금헌(琴軒)이다. 본관은 서산(瑞山)이다.

조부는 유굉(柳宏)이고, 부친은 유성신(柳成臣)이다. 부인은 예조판서(禮曹判書) 손애(孫埃)의 딸 손씨(孫氏)이다.

경학(經學)과 천체 관측에 능했다. 1393년(태조 2) 태조는 ‘유방택은 일관(日官)으로서 천시(天時)를 점쳐 태조가 대위(大位)에 오르도록 권고한 공이 있으니 은전(恩典)을 주라’는 내용의 교지를 내렸다. 이에 따라 당시 검교밀직부사(檢校密直副使)를 맡고 있던 그는 태조의 포상을 받았다.조선 개국 직후인 1395년(태조 4) 태조는 신료(臣僚)들에게 명하여 가로 1미터 세로 2미터 정도 크기의 돌에 1, 467개의 별을 새겨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라는 「석각천문도」를 제작하게 하였다. 이 「석각천문도」는 1983년에 국보로 지정되었다. 「석각천문도」에는 제작자 12인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그의 이름은 문필가 권근(權近)‧서예가 설경수(偰慶壽)와 함께 첫 번째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석각천문도 제작의 3대 주요인물 중 권근은 글(記)을 짓고, 설경수는 글씨(書)를 쓴 것으로 되어있으므로, 천문계산의 담당자였던 그의 활약은 매우 두드러진다고 하겠다.「석각천문도」 제작 당시 그의 직함은 가정대부(嘉靖大夫) 검교중추원부사 겸 판서운관사(檢校中樞院副使兼判書雲觀事)였으며, 이를 완성한 공적으로 좌명공신(佐命功臣)에 녹훈(錄勳)되고 서산군(瑞山君)으로 봉해졌다. 이후 벼슬에 나아가지 않고 취령산(鷲嶺山)으로 들어가 은둔 생활을 하다 생을 마쳤다.

자녀로 3남 2녀를 두었는데, 아들 유백유(柳伯濡)는 1369년(고려 공민왕 18) 과거에 장원 급제하였다.

이긍익(李肯翊)의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에는 인정서원(仁政書院)에 그가 배향되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 인정서원은 충청남도 서산시(瑞山市) 인지면(仁旨面) 애정리(艾井里) 소재 송곡서원(松谷書院: 충청남도문화재자료 제207호로 송곡원(松谷院), 송곡향현사(松谷鄕賢祠) 등의 별칭으로 불림)의 다른 이름이다.

또 조여(趙旅)의 『어계집(漁溪集)』에는 그가 충청남도 공주(公州)의 동학서원(東學書院)에 배향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동학서원은 본래 동학사(東學寺)라는 절이었다. 효종 초 지방 유생들이 단종 때 사육신을 기리기 위하여 동학사 내 초혼각(招魂閣) 자리에 동학서원을 지었으며 이 일로 인하여 연루자들이 처벌된 후 서원은 헐리고, 다시 동학사(東鶴寺)로 개칭되었다. 동학사 경내의 삼은각(三隱閣)은 유방택이 고려 말에 절의를 지킨 삼은(三隱: 포은 정몽주, 목은 이색, 야은 길재)을 모셔 제(祭)를 올린 곳으로 전해진다.

시호는 정숙(靖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