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2년(문종 16)∼1144년(인종 22). 고려의 문신. 본관은 양천(陽川). 자는 수강(壽康). 태조 때 삼한공신(三韓功臣)에 봉해진 선문(宣文)의 현손으로, 태창승령(太倉丞令)을 지낸 허정(許正)의 아들이며, 모친은 강릉김씨(江陵金氏)이다.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몹시 빈곤하였다. 외고조부인 긍렴(兢廉)의 문음으로 환로(宦路)에 나아가 말단관리로 시작하였으나 공을 쌓아 숙종 때 철주방어판관(鐵州防禦判官)에 임명되었다.

1109년(예종 4) 구성전투(九城戰鬪)에 중군녹사(中軍錄事)로 병마부사 이관진(李冠珍) 등과 함께 길주성을 여러 달 동안 고수하여 중성(重城)을 쌓아 여진족을 물리치는 데 공을 세워 감찰어사에 제수되었다.

또, 행영병마판관(行營兵馬判官)이 되어 김의원(金義元) 등과 함께 여진을 길주성 밖에서 쳐서 30여명을 베고 철갑과 우마를 노획하여 그 공으로 어사잡단(御史雜端)에 승진하였다.

1115년 어사대부 최지(崔贄)와 함께 왕의 유행(遊行)을 간하여 가납되었다.

1117년 차상서병부시랑(借尙書兵部侍郞)으로 동북면병마사가 된 것을 비롯하여 1122년까지 3차에 걸쳐 동북면‧서북면의 병마사를 역임하고 장기간의 북변 방어임무의 경험을 살려 변방수비의 방책을 건의하니 왕이 가납하여 정책으로 채택되었다.

인종초에 이자겸(李資謙)‧척준경(拓俊京)이 정권을 잡자 그들에게 아부하여 1124년(인종 2)에 동지추밀원사, 다음해에 지문하성사(知門下省事), 1126년에는 참지정사(參知政事)를 거쳐 중서시랑 동중서문하평장사(中書侍郞同中書門下平章事)에까지 올랐으나 이자겸 등이 실각한 뒤 간관(諫官)의 탄핵을 받고 풍주방어사(豊州防禦使)로 좌천되었다.

임기를 마치자 대간의 탄핵이 있었지만 풍주방어사 재직시의 공로가 인정되어 개부의동삼사 검교태위 호부상서(開府儀同三司檢校太尉戶部尙書)로 치사(致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