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졸년 미상. 백제 문주왕 때의 반란자.

476년(문주왕 2) 8월 병관좌평(兵官佐平)에 임명되어 당시 웅진시대(熊津時代) 초기 왕권의 약화와 정국의 불안정에 편승하여 왕위를 넘보았다.

477년 당시 백제왕실 내에서 문주왕을 능가하는 세력을 지닌 내신좌평(內臣佐平) 곤지(昆支)를 살해하였다. 이후 권력을 독점하고 법을 문란하게 하였으며 왕을 무시하는 마음이 있었으며, 왕이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세력이 강대하였다.

478년 9월 문주왕이 사냥을 나가 외숙(外宿)한 틈을 타 몰래 사람을 보내어 왕을 살해하고 전권을 장악하였다. 이로 인하여 부여씨의 백제왕통은 일시 단절되었다.

그러나 한성시대 이래 그 견제세력이었던 진씨(眞氏) 가문이 13세 된 부여씨 왕실의 삼근왕을 옹립하고 반발하였다. 그 결과 이른바 ‘해구의 반란’은 거국적인 내란으로까지 발전하였다.

해씨와 진씨 양대가문이 중심이 된 이 내전에서 해씨 세력은 중앙에서 패퇴하여, 토착세력가인 은솔(恩率) 연신(燕信)과 함께 지금의 충청남도 예산군에 위치한 대두성(大豆城)에 거점을 확보, 항거하였다. 그리하여 좌평 진남(眞男)의 군사 2,000명의 공격을 격퇴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덕솔(德率) 진로(眞老)가 거느린 정예병사 500명의 공격을 받아 싸우다가 패사하였다. 그를 지지하였던 연신은 고구려로 달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