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2년(세종 24)∼1509년(중종 4). 조선 중기의 문신. 본관은 면천(沔川). 자는 동리(東利). 박효순(朴孝順)의 아들이다.

어릴 때부터 비범하고 힘이 장사여서 송아지를 옆에 끼고 몇 길의 담을 뛰어넘었고, 달리는 말을 뒤쫓을 정도로 빨랐다. 그의 아버지가 보고 장수감이라 하며 곧 그에게 글을 배울 것을 권하였다. 낮에는 사냥하고 밤에는 독서하되 천번을 한도로 삼아 제자백가에 두루 통달하였다.

1471년(성종 2) 진사시에 합격하고, 1474년 문과에 을과로 급제, 여러 번 옮겨 예조좌랑‧정언을 역임하였다. 연산군이 즉위하여 폐비의 일로 추죄(追罪)를 하였으나, 그는 당시 가담하지 않았기 때문에 면하였다.

연산군이 단상(短喪)의 제도를 정하였는데 이때 그에게 회양태수(淮陽太守)를 임명하였다. 그때 아버지의 상을 당하고 3년을 나지 않았으나 법을 두려워하여 부임하여 마음속으로 3년을 마쳤다.

임기가 만료되어 떠나갈 때 이민(吏民) 모두가 길에서 울부짖으며 아쉬워하였고, 생사당을 세워 그를 제사지냈다.

1504년(연산군 10) 대사간‧병조참의를 역임하고 이듬해 이조참판이 되었으나, 연산군의 난정에 병을 핑계로 사직하고 고향에 내려가 후진을 가르쳤으므로 모두 ‘선생’이라 일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