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상∼1364년(고려 공민왕 13). 본관은 해주(海州), 다른 이름은 박티무르부카(朴帖木兒不花)‧왕불화(王不花).

박불화(朴不花)는 원(元)나라에 가서 자신과 같은 마을 사람인 기씨(奇氏)를 궁녀로 불러들인 후, 순제(順帝)의 총애를 받게 만들어 기씨를 황후로 만들었다. 황후의 총애를 입은 박불화의 관직은 황후의 재산을 관리하는 영록대부 자정원사(榮祿大夫資正院使)를 거쳐 집현전대학사 숭정원사(集賢殿大學士崇正院使)에까지 이르렀다. 벼슬이 높아진 박불화는 온갖 권세를 다 누리며 살았는데, 고려에서 기황후의 친척이 주살(誅殺)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에 고려의 최유(崔濡)가 원나라에 있으면서 박불화에게 아첨하며 높은 관직에 있었다. 박불화는 최유와 함께 친척이 주살된 사건으로 매우 화가 나 있던 기황후를 충동질하여, 고려 내부에서 고려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던 자들과 내통하며 공민왕을 폐위시키고 덕흥군(德興君)을 왕으로 추대하여, 1364년 고려에 입국시켰다. 그러나 최유의 군대가 최영(崔瑩)과 이성계(李成桂)에 의해서 대패당하면서 이 일은 실패로 끝났다. 그 후 이 일로 인해서 원나라의 보로티무르(孛羅帖木兒)가 박불화를 탄핵하다가 도리어 유배를 당하게 된다. 이에 화가 난 보로티무르에 의해서 박불화는 살해되었다. 『해동역사(海東繹史)』의 「환자박불로(宦者朴不老)」에는 박불화를 왕불화(王不花)라고도 한다고 되어 있다. 또 주석에 ‘宦者朴不老’는 ‘宦者朴不花’의 오기이므로 바로잡는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