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8년(충렬왕 34)∼1374년(공민왕 23). 고려의 문신. 본관은 성주(星州). 호는 초은(樵隱), 자는 극례(克禮).

할아버지는 성산군(星山君) 이조년(李兆年)이고, 부친은 검교시중(檢校侍中)을 지낸 이포(李褒)이며, 권신 이인임(李仁任)의 형이다. 일찍이 백이정(白頤正)에게서 수학하여 성리학에 밝았다.

1326년(충숙왕 13) 문과에 급제하여 복주사록(福州司錄)이 되었다가 춘추공봉(春秋供奉)에 발탁되었고, 1342년(충혜왕 복위 3) 기거사인(起居舍人)으로 원나라의 제과(制科)에 급제하여 대령로금주판관(大寧路錦州判官)의 벼슬을 받고 돌아와 기거주(起居注)에 올랐다.

1344년 충목왕이 즉위하자 우부대언(右副代言)이 되었고 밀직제학(密直提學)에 승진한 뒤에는 서연(書筵)에서 진강하였다. 이어 삼사좌사(三司左使)가 되니 원나라에서 정동행성도사(征東行省都事)의 벼슬을 주었다.

1352년(공민왕 1) 조일신(趙日新)이 난을 일으키자 이를 토평하는 데 공을 세웠으므로 1354년 정당문학 겸 감찰대부(政堂文學兼監察大夫)에 올랐고, 곧 성산군에 봉해졌으며 원나라에서 정동성원외랑(征東省員外郞)의 벼슬도 받았다.

1356년 사은사로 원나라에 다녀와 이듬해 『고금록(古今錄)』을 편수하였다.

1359년 수사공 상서좌복야 어사대부(守司空尙書左僕射御史大夫)에 올랐으며, 1362년 참지중서정사(參知中書政事)‧판개성부사(判開城府事)‧첨의평리(僉議評理)에 이어 삼사우사(三司右使)‧서북면도찰군용사(西北面都察軍容使)를 역임했다.

1364년 찬성사에 올라 단성좌리공신(端誠佐理功臣)이 되고, 이해 원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공민왕이 복위된 것을 사례하고 돌아와 왕에게 신돈(辛旽)을 멀리할 것을 간하였다가 한때 파직당했다.

이듬해 흥안부원군(興安府院君)에 진봉되었으며, 판삼사사(判三司事)를 거쳐 1371년 감춘추관사(監春秋館事)가 되어 이색(李穡)과 『금경록(金鏡錄)』을 증수하였다.

1373년에 검교시중(檢校侍中)에 이르렀다. 성품이 강직하여 착한 일을 보면 작은 일이라도 반드시 기뼈하였고 옳지 못한 일을 보면 노기가 얼굴에 나타났으나 함부로 입 밖에 나타내지는 않았다 한다. 우왕 때 충정왕의 묘정(廟庭)에 배향되었다.

저서로는 『초은집』이 있다. 시호는 문충(文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