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상∼203년(산상왕 7). 고구려의 대표적인 국상(國相). 유리왕 때 대신이었던 을소(乙素)의 자손이다.

서압록곡(西鴨淥谷)의 좌물촌(左勿村) 출신으로 원래는 스스로 농사를 지어 생계를 유지하였다고 할 정도로 그 존재가 뚜렷하지 못하였으나, 191년(고국천왕 13)에 안류(晏留)의 추천으로 고국천왕에 의해 고구려 지배세력들의 회의체의 의장격인 국상으로 발탁되었다.

국상으로 발탁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고국천왕이 190∼191년에 걸친 왕비출신부족인 연나부(椽那部)의 반란을 진압한 뒤, 부족연맹상태에서 고대왕권의 강화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고대국가의 기반을 정비하면서 여러 부족장에 대한 왕실의 통제력을 크게 강화할 필요가 있을 때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을파소는 기존지배세력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고국천왕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면서 고대왕권을 중심으로 한 고구려사회의 새로운 정치질서를 수립하여 사회안정에 크게 이바지하였고, 또 진대법(賑貸法)을 실시하였다. 산상왕 때에도 계속 국상으로 재임하다가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