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졸년 미상. 기씨조선의 준왕(準王)을 쫓아내고 왕위를 찬탈한 위만조선의 창시자.

서기전 206년에 중국 한(漢)나라 고조(高祖)가 천하를 통일한 뒤 노관(盧綰)을 연(燕)에 봉하였는데 노관이 모반하여 흉노로 달아나자 연은 일시 혼란하였다.

이틈에 위만은 연의 망명자 1,000여명을 이끌고 패수(浿水)를 건너 조선왕 준에게 와서 항복하고 조선의 번병(藩屛)이 되기를 원하였다. 준왕은 이를 허락하여 위만을 박사로 삼아 100리 땅에 봉하여 서쪽 변방을 지키게 하였다.

위만은 점차 유망민들과 결탁하여 자기세력을 기른 다음 준왕을 쫓아내고 스스로 조선왕이라 하였다. 위만의 입국연대는 노관이 흉노로 망명한 해(서기전 195)와 비슷하나 그의 거병과 찬탈연대는 분명하지 못하다. 오직 『사기(史記)』 조선전에는 이를 효혜고후시(孝惠高后時, 서기전 194∼서기전 180)라고 하였는데 대개 이 사이로 봄이 타당할 것이다.

위만과 노관과의 관계에 대하여 위만을 노관의 부관이었다고 보는 입장도 있으나, 위만의 망명과 노관의 그것은 직접적인 연계성이 없는 별개의 행동이었다고 생각된다.

위만의 국적은 『사기』‧『한서(漢書)』‧『삼국지』 등에는 모두 연인(燕人)이라고 되어 있다. 이에 관하여 최남선(崔南善)은 위만조선을 한사군과 함께 “지나인(支那人)의 북새질”이라고 하고, “위만의 도둑질”이라고까지 하였다. 이병도(李丙燾)는 이에 대하여 위만을 본시 패수이북 요동 지방에 토착한 조선인계통의 연인으로 보고 있다.

위만의 국적에 관하여서는 위의 기록을 그대로 신빙하여 연인으로 보기도 한다. 위만이 왕위를 찬탈하였을 무렵 중국 한나라의 국가적 체계가 확고하지 못하였고 계속적인 흉노의 침입에 대비하여야 하였기 때문에 조선에 대한 정책은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조선의 정변은 조선과 인접한 요동군에 큰 충격과 불안을 준듯하여 요동태수는 위만에게 한나라의 외신(外臣)이 될 것, 요동 새외(塞外)의 만이(蠻夷)가 한나라의 변경을 침범하지 못하게 할 것, 만이의 제군장(諸君長)이 천자(天子)를 입견하려고 할 때 그것을 막지 말 것 등을 맹약하게 하고 이의 대가로 위만은 한나라의 병력과 물자를 원조받았다.

그는 한나라에서 원조받은 병력과 물자로써 이웃의 진번과 임둔 등 소읍을 쳐서 자기 지배하에 넣어 그 땅이 수천리에 달하였다. 위만이 죽고 손자 우거왕에 이르러서는 한나라와 대립, 서기전 108년에 한나라 무제(武帝)의 동방침략에 의하여 위만조선은 멸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