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4년(고종 11) 5월 3일∼1959년 4월 23일. 일제 강점기 관료. 본관은 밀양(密陽)이고 호는 해악(海岳)이다. 다른 이름은 박원근(朴源根)이며, 창씨한 이름은 박충중양(朴忠重陽)이다. 본적은 경상북도 대구부(大邱府: 현 대구광역시)이다.

1896년(건양 1)에 일본으로 유학하였다. 1897년(광무 1)부터 1903년(광무 7)까지 일본 아오야마학원, 도쿄부기학교 등에서 수학하였으며 동경 경시청에서 경찰사무 및 감옥제도를 연구하였다. 1904년(광무 8)에 일본군 제1사단의 통역으로 귀국하였으며, 러일전쟁 중 일본군 통역으로 근무하였다. 1906년(광무 10)에는 군부 군기창 기사로 재직 중 동경 대관병식에 참석하는 의친왕을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일본 정부로부터 훈6등 서보장을 받았다. 1906년(광무 10) 경상북도 대구군수로 재직하면서 일본 거류민의 요구에 응해 대구성곽을 철거해서 대한제국정부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통감부의 후원 아래 1907년(융희 1)에는 평안남도관찰사, 1908년(융희 2)에는 경상북도관찰사로 임명되었다.

관찰사로 재임하던 1907년(융희 1)에는 관내 의병의 활동을 조사하고 회유하는 공작을 폈고, 1908년(융희 2)에는 의병의 활동 실태 및 토벌 상황 등을 자세히 조사하여 보고하는 등 일본군경과의 의병 토벌에 참여하였다. 러일전쟁 때 일본군 통역으로 근무한 공로를 인정받아 1908년(융희 2)에 일본 정부로부터 훈5등 서보장을 받았다.

경술국치 이후 1910년(융희 4)부터 1915년까지 충청남도장관, 1921년부터 1927년까지 황해도지사와 충청북도지사를 지내고 1914년에는 충청남도지방토지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1913년에는 일본 정부로부터 훈4등 서보장을 받았으며, 1919년에는 훈3등 서보장을 받았다. 1918년에는 귀족의 예우를 받는 종4위, 1924년에는 정4위 1927년에는 종3위까지 올랐다. 1915년부터 1921년까지 조선총독부 중추원찬의를 역임하였으며, 1927년부터 1941년까지 중추원참의, 1941년부터 1943년까지 중추원고문, 1943년 11월부터 1945년 광복 때까지 중추원부의장을 지냈다. 중추원찬의로 재임하던 중 3‧1운동이 일어나자 대구 자제단을 조직하여 단장으로 활동하였다. 대구 자제단은 3‧1운동이 일어나자 동요하는 민심을 제압하고 독립만세운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조직한 단체로서, 단장으로 대구 시민들을 자제단에 가입시키고 경상북도 관내 군지역의 자제단 조직을 독려하는 등의 활동을 하였다. 중추원참의로 재직하던 중인 1931년에는 일본 정부로부터 훈2등 서보장을 받았다. 1933년에는 중추원 시정연구회 제도부 위원으로 활동하였으며, 중일전쟁 이후 1938년에는 조선총독부 시국대책조사회 위원으로 활동하였다.

1941년에는 조선임전보국단 고문으로 활동하였고, 중추원 부여신궁공사 근로봉사에 참여하였다. 1943년 11월에는 『매일신보』 등의 언론 매체에 임시특별지원병제도를 주장하는 내용을 담은 글을 기고하여 일제의 징병제를 지지하고 선전하였다. 1944년에는 국민총력조선연맹 고문 및 조선비행기공업주식회사 설립 발기인을 역임하였고, 1945년에는 일본제국의회 귀족원 의원 및 국민의용대 조선총사령부 고문을 지내는 등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통치 및 침략전쟁에 협력하였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 건국 후까지 생존해 있어 1949년에 반민족행위처벌법에 의해 대구에서 체포되었는데, 당시 75세의 나이로 최고위직을 지낸 최고령자의 한 사람으로 체포되었다. 그러나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가 해산되었을 때,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고 풀려났다. 2007년 8월에 대구시 북구 침산동 토지에 대해 친일재산 국가귀속 결정이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