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7년(고종 4)∼1943년. 한말의 군인‧친일파. 본관은 전의(全義).

한말 연무공원(鍊武公院)출신으로, 1894년(고종 31)일제가 훈련시킨 교도중대(敎導中隊) 영관(領官)으로 동학농민운동을 진압하는 데 출동하였고, 을미사변 당시에는 훈련대 제3대대장이었으며, 훈련대 해산 후 친위대 제2대대장이 되었다. 춘생문사건 때 내응하기로 약속하였으나 변심하여 군부대신 어윤중(魚允中)에게 계획을 밀고하였다.

1896년 김홍집(金弘集)내각이 붕괴된 뒤 많은 친일인물들이 일본으로 망명할 때 함께 하였다.

10여년간 망명생활을 하던 중 통감부가 설치되자 다른 망명객들과 같이 귀국하여 요직을 맡으면서 일제의 주구가 되었는데, 그가 맡은 관직은 중추원부찬의‧평안남도관찰사 등이다. 그리고 평양고등보통학교 교장을 지내기도 하였다.

1910년 조선이 일제의 식민지가 되자 경상북도지사를 거쳐 1916년 전라북도지사가 되었다.

1921년 11월 총독부 고위관료 등 재조선 일본인과 친일 거두들이 모여 조선구락부를 창설할 때 발기인으로 참여하였다.

1924년 학무국장에 임명되었다. 일제강점기 동안 조선인이 조선총독부 국장이 된 것이 그를 포함하여 2명밖에 없었다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일제에 대한 충성도를 짐작할 수 있다.

1929년 퇴관하고, 중추원의 참의‧고문‧부의장을 역임하였는데, 이 기간 중 각종 친일단체를 조직하고 임원으로 활동하였다. 대표적으로 1941년 8월 임전대책협의회(臨戰對策協議會)임원, 1940년 10월 국민총력조선연맹 평의원, 1941년 10월 조선임전보국단(朝鮮臨戰報國團)고문 등을 지낸 것을 꼽을 수 있다. 창씨개명 때 이가진호(李家軫鎬)로 이름을 바꾸었다.

일제강점기 때의 대표적인 친일관료로, 이는 그가 일제 말기에 일본제국 귀족원 칙임의원에 임명되었다는 점에서도 명백히 입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