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졸년 미상. 고려 의종 때 총애를 받았던 환관(宦官). 고려 개국 당시 그의 선조가 명을 어겨 노예로 충당된 천예출신이다.

인종 때 의종의 유모를 처로 삼았으며, 내시 서두공봉관(內侍西頭供奉官)으로 있다가 의종이 즉위하자 내전숭반(內殿崇班)이 되었다.

의종이 잠저에 있을 때 시학(侍學)이었던 김존중(金存中)과 친하였으며, 그와 더불어 간쟁(諫諍)의 풍도가 있었던 추밀원지주사(樞密院知奏事) 정습명(鄭襲明)을 비방하여 제거하게 하였고, 1151년(의종 5) 왕비를 흥덕궁주(興德宮主)로 봉한 연회에서 왕이 하사한 서대(犀帶)를 불법으로 차고 나왔다가 대관과 마찰이 생겼다.

왕이 도리어 두둔하고 대리(臺吏) 민효정(閔孝旌)을 궁성소(宮城所)에 가두자 대간들이 관련된 내시들을 탄핵하여 내시 이성윤(李成允), 내시집사(內侍執事) 한유공(韓儒功) 등 5명을 축출하게 하였다.

이어 권지합문지후(權知閤門祗候)에 임명하자, 대간이 환관으로서 조관(朝官)에 참여하게 한 사실은 고제(古制)에 없다고 하여 철회시켰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산원(散員) 정수개(鄭壽開)를 꾀어 대성(臺省)이 왕제(王弟) 대령후(大寧侯) 경(暻)을 왕으로 추대하려 한다고 무고하였으나 실패로 끝나자, 외척과 조신이 대령후와 교결(交結)하였다고 재차 참소하였다.

이때 공예태후(恭睿太后)의 매서인 내시낭중 정서(鄭敍)와 틈이 있었던 김존중이 친족인 간의(諫議) 왕식(王軾)과 기거주(起居注) 이원응(李元膺)을 움직여 탄핵하게 하였다.

이에 재상과 간관들이 동조하여 결국 대령부(大寧府)가 혁파되고, 정서가 동래로 유배되는 동시에 그의 매부인 최유청(崔惟淸)‧이작승(李綽升)이 지방관으로 좌천되었다.

또한 동시에 대간을 모함하였다는 탄핵으로 파직되었으나 이내 소환되어 다시 내시에 충용(充用)되었다.

1156년 낭장 최숙청(崔淑淸)이 그를 제거하려 하였으나 발각되어 유배되었고, 이듬해 권지합문지후에 재임명되어 고신(告身) 서명을 강요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이후 문신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의종의 측근세력으로 성장하여 대신들과 같은 반열(班列)에 섰으며, 관노(官奴)인 왕광취(王光就)‧백자단(白子端)을 끌어들여 우익(羽翼)으로 삼아 권세를 부렸다.

재상과 대간이 그 위세를 두려워하여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으며, 집은 궁궐에 버금갈 정도였다.

1158년 지문하성사(知門下省事) 신숙(申淑)이 파직할 것을 요구하고, 그 결당자(結黨者)들을 서인(庶人)으로 삼으라는 극간을 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좌정언 허세수(許勢修) 등이 사로(仕路)를 포기하자, 그도 귀향하게 되었다. 결국 파직을 선포하였으나 이듬해 회복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