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5년(정종 11)∼1114년(예종 9). 고려 때의 고승. 속성은 신씨(申氏). 자는 자정(子正), 호는 오공통혜(悟空通慧). 이천사람.

어렸을 때 출가하여 영통사(靈通寺) 경덕(景德)의 제자가 되어 학문을 닦았고, 1056년에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19세에 선불장(選佛場)에 급제하여 대덕(大德)이 되었고, 후에 의천(義天)을 따라서 송나라에 건너가 항저우(杭州)의 혜인원(惠因院)에서 진수(晉水)를 만나 법을 깨쳤다.

1086년에 귀국하여, 숙종 때에는 승통이 되었다. 의천이 『신편제종교장총록(新編諸宗敎藏總錄)』과 『원종문류(圓宗文類)』를 편집할 때 그 작성을 도왔으며, 흥왕사(興王寺)에 교장사(敎藏司)를 두고 『속장경』을 조판할 때는 교정작업을 맡았다.

1114년 왕사가 되었으며, 오공통혜라는 법호를 받았다.

그뒤 삼장(三藏) 5,450권을 강독하여 후학을 지도하였으며, 귀법사(歸法寺)와 법수사(法水寺)의 주지로 있다가 나이 70세, 법랍(法臘) 62세로 귀법사에서 입적하였다.

시호는 원경(元景)이며, 합천군 야로현 반야사(般若寺)에서 장례를 치르고 그곳에 비를 세웠는데, 절이 황폐해짐에 따라 가야산 해인사로 옮겨 세웠다. 보물 제128호로 지정되어 있다.